대동도어의 도전 — 전자식 도어 래치 시장 진입
전동화 물결이 도어 래치까지 — 시장 변화의 압력
세계 자동차 도어 래치 시장은 2016년 약 50억 달러 규모였으며, 매년 5.8%의 성장률로 2021년 6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시장은 아시아 50%, 서유럽 33%, 북미 17%로 구성됩니다. 그 중에서도 전동식 래치(E-Latch)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BMW i8, Tesla Model X, Lincoln Continental, Dodge Viper SRT 등 고급 차량에서 버튼 하나로 도어를 여닫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기계식 핸들이 사라지고 전자 신호만으로 작동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대동도어는 국내 주요 자동차 도어 부품 제조사로, 현대기아차(HMC) 등에 도어 래치를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HMC가 차세대 모델에 E-래치 적용을 검토한다는 정보를 파악한 대동도어는 선제적으로 E-래치 자체 기술을 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세계 E-래치 시장은 M사(미국), I사(미국), K사(독일) 세 업체가 사실상 과점하는 구조였습니다. 이 장벽을 뚫고 국내 독자 기술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대동도어의 목표였습니다.
알앤비디파트너스는 2017년부터 대동도어와 함께 3단계 선행개발을 수행했습니다. 1단계는 기술정보 조사(2017년), 2단계는 개념개발 및 기본설계(2017~2018년), 3단계는 제품 상세설계(2018년)였습니다. 각 단계는 이전 단계의 결과물을 기반으로 진행됐으며, 기술 조사에서 발견된 특허 장벽이 TRIZ 트리밍으로 이어지고, 트리밍에서 도출된 컨셉이 상세설계의 출발점이 되는 구조였습니다.
E-래치란 무엇인가 — 기계식과 전자식의 차이
전통적인 기계식 도어 래치는 외부 핸들과 내부 핸들을 당기면 케이블이 당겨지고, 케이블이 래치 메커니즘을 물리적으로 조작하여 도어를 열고 잠그는 구조입니다. E-래치는 이 물리적 케이블 연결 대신, 전기 신호로 모터를 구동하여 래치를 조작합니다. 외부에서는 도어 핸들이 사라지거나 터치 패드·버튼으로 대체되며, 도어의 외관이 훨씬 간결하고 유선형으로 설계될 수 있습니다.
E-래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 기술 과제는 '비상 탈출 시스템'입니다. 전자 시스템 고장이나 배터리 방전 시에도 도어를 반드시 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FMVSS No.206(미국), WP.29 Regulation No.11(유럽), 국내 자동차안전기준 등 각국 법규에서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입니다. BMW i8는 내부 비상 해제 케이블과 외부 비상 키홀을, Tesla Model X는 내부 전자 비상 버튼과 외부 비상 핀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E-래치는 전자화라는 혁신과 안전 규제 준수라는 제약 사이에서 설계해야 하는 복합적인 제품입니다. 알앤비디파트너스는 이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만족하면서, 세계 3대 업체의 특허를 회피하는 독자적인 구조를 찾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임을 명확히 정의했습니다.
BMW i8, 링컨 컨티넨탈, 닷지 바이퍼 — 적용 사례 분석
세계 주요 E-래치 적용 차량 벤치마킹
전 세계 E-래치 적용 차량 사례를 인터넷 문헌 조사와 공개 기술 자료를 통해 체계적으로 수집했습니다. BMW i8: M사의 Smartlatch 시스템 탑재. 완전 전동식으로 내부 비상 백업 케이블과 외부 비상 키홀을 갖춘 구조입니다. Tesla Model X: K사 제품 적용. 비상 탈출을 위한 내부 전자식 비상 버튼과 외부 비상 핀홀이 설계됐습니다. Tesla Model S: 공급사 미확인이나 내부 비상 레버 구조가 공개 비상대응 가이드를 통해 파악됐습니다.
Dodge Viper SRT와 Cadillac ELR 2014: I사 제품 적용. Chevrolet Corvette C7·Z06도 I사가 공급했습니다. Lincoln Continental은 M사가 두 번째로 납품하는 모델이었습니다. 공통적으로 모든 차량의 E-래치는 비상 탈출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내부 비상 해제는 최소 하나 이상의 기계적 연결을 유지하는 방식(케이블, 레버 등)이 채택되고 있었습니다.
각 차량의 E-래치 작동 방식, 외관 디자인, 비상 해제 시나리오를 정리하여 '세계 E-래치 사례 지도'를 작성했습니다. 이 사례 지도를 통해 E-래치 설계의 공통 원칙(전동 개방, 기계 백업, 비상 탈출)과 업체별 차별화 방식을 파악했습니다. M사는 완전 전동식을 지향하는 반면, K사는 반전동식에 가까운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I사는 전자 신호로 잠금을 제어하되 기계 해제를 중시하는 방향이었습니다.
관련 법규 분석 — 규제가 설계 자유도를 결정한다
E-래치 개발에서 법규 분석은 설계 방향을 정의하는 핵심 활동입니다. 국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성능 기준 제104조(다양한 하중 조건에서의 도어 작동 조건), 미국 FMVSS No.206(도어 잠금 및 도어 고정 부품), UN/ECE WP.29 Regulation No.11(도어 래치 및 힌지), 중국 CCC 기준(GB-15086)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각국 법규는 래치의 작동 방식 자체를 규정하지 않고 성능 요건만을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충돌 시 도어가 열리지 않을 것(충돌 안전), 비상 시 내·외부에서 반드시 열 수 있을 것(비상 탈출), 특정 하중 이상에서 래치 유지력이 유지될 것 등의 성능 기준이었습니다. 이는 설계 자유도를 의미했습니다. 전통적인 기계식 구조를 따르지 않더라도, 이 성능 기준만 만족하면 됩니다.
전자파 내성(EMC, Electromagnetic Compatibility) 요건도 중요한 설계 제약으로 확인됐습니다. 자동차 내부는 각종 전자 장비가 밀집된 환경으로, E-래치가 다른 전자 장비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고 정상 작동해야 합니다. 동작 소음 기준(NVH)도 고급 차량의 정숙성 요건과 연관된 중요 인자였습니다. 이 모든 법규 요건이 Phase I 기본 설계의 입력 스펙으로 정의됐습니다.
M사·I사·K사 — 세계 3대 업체 해부
세계 E-래치 시장의 3대 공급사 상세 조사
세계 자동차 도어 래치 시장을 주도하는 10개 주요 업체 중 E-래치 개발과 직접 관련된 M사(미국), I사(미국), K사(독일) 세 업체를 중점 조사했습니다. M사는 'Smartlatch'라는 제품명의 완전 전동식 E-래치를 개발하여 BMW i8와 Lincoln Continental에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E-래치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업체로 평가됐습니다.
I사는 Dodge Viper SRT와 Cadillac ELR 등에 E-래치를 공급하면서 다수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K사는 1995년 프랑크푸르트 자동차 전시회(IAA)에서 이미 E-래치를 소개했으며, Tesla Model X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세 업체 모두 미국, 유럽, 아시아에 현지 법인 및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각 업체의 E-래치 기술 특징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M사는 모터-웜기어-폴암 연동 구조로 완전 전동식을 구현했으며, 신칭(cinching) 기능(도어가 반 잠긴 상태를 전동으로 완전 잠기게 당겨주는 기능)도 탑재했습니다. K사는 전동 잠금과 기계 해제의 하이브리드 방식에 가까웠습니다. I사는 전자 신호로 잠금 상태를 전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차이가 이후 특허 분석에서 각 업체의 특허 포트폴리오 구조와 직결됐습니다.
경쟁사 E-래치 분해 분석 — 작동 메커니즘 파악
글로벌 리더 M사 제품을 실제 분해하여 내부 구성 부품과 작동 메커니즘을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총 7개의 주요 모듈(31개 부품)로 구성됐습니다. 주요 모듈은 Catcher(래치), Pawl(폴), Pawl Arm(폴암), Release Lever(릴리즈 레버), Cinching Assembly(신칭 어셈블리), 액추에이터(모터+웜+웜기어), 하우징이었습니다.
작동 메커니즘을 5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했습니다: ① 전자식 도어 개방, ② 백업 인사이드 릴리즈(내부 비상 케이블 당김), ③ 백업 아웃사이드 릴리즈(외부 비상 케이블 당김), ④ 키 레버 폴 복원, ⑤ 신칭(도어 완전 잠금). 각 시나리오별로 어떤 부품이 어떤 순서로 동작하는지를 Input(힘 입력)→부품 동작 Process→Output(최종 포지션)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이 분석을 통해 M사 E-래치의 핵심 설계 특성이 파악됐습니다. 모터 정방향 회전으로 도어를 열고, 역방향 회전으로 폴이 닫힘 가능 상태(잠금 레디)로 복귀하는 단일 모터 양방향 구동 방식, 릴리즈 레버와 폴의 2단 구조(보조 래칫-보조 폴 구조)로 래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식 등이 핵심 설계 포인트였습니다. 이 특성들이 특허 분석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3사 2,900건 → 핵심 16건 심층 분석
특허 검색 — 대규모 특허 지형도 작성
특허 검색 시스템을 활용하여 M사, I사, K사 세 업체의 2000년 이후 래치 관련 특허를 전수 검색했습니다. M사 1304건, I사 127건, K사 1459건으로 총 2900여 건의 특허가 검색됐습니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필터링하는 기준은 ① E-래치의 기구적 구조에 관한 것, ② 현재 분석 대상 제품(M사 E-래치)의 구조와 관련된 것, ③ 기계식 래치 특허 제외였습니다.
주의할 점은 E-래치 관련 특허들이 특허 제목에 'E-latch'나 'electronic latch'로 표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특허 내용을 읽고 E-래치 기구 구조를 보호하는 것인지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 필터링 과정을 거쳐 M사의 핵심 특허 6건을 선별했습니다. 이 6건에 I사, K사의 관련 특허를 추가하여 총 16건의 심층 분석 대상을 확정했습니다.
특허 포트폴리오 분석 결과, M사는 ① 릴리즈 레버의 잠금 안정성(보조 폴 구조), ② 구동 기어 및 캠 구조, ③ 신칭 어셈블리 등을 집중적으로 특허화하고 있었습니다. M사의 가장 중요한 특허는 'Vehicular latch with double pawl arrangement(이중 폴 배열 차량용 래치)'였습니다. 이 특허의 청구항이 E-래치 기구 구조의 핵심을 광범위하게 보호하고 있어 가장 먼저 분석하고 회피 방안을 수립해야 했습니다.
핵심 특허 청구항 해부 — 회피 영역과 필수 영역 구분
M사의 핵심 특허(US 9,765,554 등 6건)를 대상으로 각 청구항의 구성 요소를 해체하고, 각 요소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분석했습니다. 주요 분석 대상은 Ratchet(캐쳐, 스트라이커를 잡는 부품), Primary Pawl(1폴, 캐쳐를 고정하는 부품), Auxiliary Ratchet(보조 래칫), Secondary Pawl(2폴, 보조 래칫을 잡는 부품), Drive Mechanism(구동부, 모터+기어) 다섯 요소였습니다.
각 특허의 회피 방향도 분석했습니다. US 9,765,554(릴리즈 레버 잠금 안정성): 폴과 폴암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부품이 두 기능을 수행하면 회피 가능. US 9,512,651(구동 기어·캠 구조): 구동 메커니즘이 릴리즈 레버를 거치지 않고 직접 폴을 동작시키면 회피 가능. US 2017/0089105(신칭 케이블): 케이블 대신 다른 요소가 신칭 메커니즘을 담당하면 회피 가능 등입니다.
이 분석을 통해 개발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① 폴과 폴암을 분리하지 않는 통합 설계, ② 구동 메커니즘이 릴리즈 레버를 경유하지 않고 직접 폴(또는 래칫)을 동작시키는 방식, ③ 릴리즈 레버의 Blocking을 기어 외의 방식으로 구현, ④ 신칭을 케이블 이외의 방식으로 구현. 이 네 가지 방향이 TRIZ 트리밍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어떤 구조를 피해야 하고, 어디서 기회를 찾는가
회피 불가 영역과 회피 가능 영역의 경계 설정
특허 회피 전략의 출발점은 '무엇은 반드시 피해야 하고, 무엇은 달리 구현해도 되는가'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입니다. 16건의 특허 분석을 바탕으로 회피 필수 영역을 확정했습니다. M사의 핵심 특허가 보호하는 'Double Pawl(이중 폴) 구조'와 '구동 기어-캠에 의한 보조 폴 복귀 방식'이 가장 강력한 보호 영역이었습니다. 이 구조와 유사한 방식은 균등론 침해 위험도 있어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반면, 회피 가능 영역도 명확했습니다. 구동 메커니즘의 힘 전달 경로(릴리즈 레버를 경유하지 않는 방식), 잠금 안정성 구현 방법(기어 캠 이외의 방식), 신칭 메커니즘의 구동 방식(케이블 이외) 등은 다양한 대안 구조가 가능한 영역이었습니다. 법규가 요구하는 성능(충돌 시 래치 유지, 비상 탈출 가능)을 만족하는 한, 구조 자체는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회피 전략은 두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추진됐습니다. 첫 번째는 기존 특허의 구성요소를 최소화하는 TRIZ 트리밍 방향으로, 부품을 줄이면서도 동일한 기능을 다른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기존 특허가 전혀 보호하지 않는 새로운 구동 원리를 탐색하는 것입니다. 두 방향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들을 종합하여 최적 컨셉을 선정하는 프로세스가 이어졌습니다.
기능 분석 — 각 부품이 수행하는 기능을 명확히 하다
TRIZ의 기능 분석(Function Analysis)을 통해 경쟁사 E-래치 시스템의 각 부품이 수행하는 기능을 정확히 정의했습니다. 기능 분석은 '부품 A가 부품 B에 어떤 작용을 한다(유용/유해/중립)'로 표현되며, 이를 통해 어떤 부품이 어떤 기능을 담당하는지 명확해집니다. 예를 들어 Drive Mechanism은 Secondary Pawl에 이동 힘을 제공하고, Secondary Pawl은 Auxiliary Ratchet을 구속하며, Auxiliary Ratchet은 Primary Pawl을 위치 제어하는 기능 체계가 파악됐습니다.
이 기능 분석 결과가 트리밍의 기반이 됩니다. 트리밍은 '이 부품을 제거하면 그 기능은 누가 대신 수행하는가?'를 체계적으로 물어가는 방법입니다. 구성요소 완비의 법칙에 따른 트리밍 시나리오를 전개하면서, Drive Mechanism, Secondary Pawl, Auxiliary Ratchet, Primary Pawl, Ratchet 각각을 제거하는 경우의 기능 보전 방안을 탐색했습니다.
13개 아이디어 도출 과정
트리밍 — 부품을 줄이면서 기능을 보존하다
TRIZ의 트리밍(Trimming)은 시스템의 구성요소를 제거하면서도 그 기능은 다른 방법으로 유지하는 아이디어 발상 기법입니다. 구성요소를 단순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제거한 구성요소의 기능을 남아 있는 다른 구성요소가 수행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탐색합니다. 더 단순한 시스템으로 같은 또는 더 나은 기능을 달성하는 혁신적인 설계를 찾는 방법입니다.
경쟁사 E-래치의 기능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트리밍 시나리오를 전개했습니다. 보조 래칫(Auxiliary Ratchet)을 제거하면 보조 폴(Secondary Pawl)의 기능을 주 폴(Primary Pawl)이 직접 수행하는 단일 폴 구조가 가능합니다. 구동 기어를 단순화하면 캠 없이 모터 토크가 직접 폴을 구동하는 직접 구동 방식이 가능합니다. 릴리즈 레버를 단순화하거나 제거하면 모터가 폴을 직접 제어하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신칭 케이블을 제거하면 모터 구동의 회전 방향으로 신칭 기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총 13개의 컨셉 아이디어가 도출됐습니다. 각 아이디어는 기존 E-래치의 구성요소를 달리 조합하거나 단순화하는 방향이었습니다. 단일 폴-래칫 구조, 모터 직접 구동 방식, 탄성 에너지 활용 방식, 자석 잠금 방식 등 다양한 컨셉이 포함됐습니다. 아이디어별로 특허 침해 가능성 예비 검토, 법규 만족 가능성, 기계적 구현 복잡도를 평가했습니다.
아이디어 평가 — 4개 기준으로 최적 컨셉 탐색
13개 아이디어를 ① 특허 침해 위험, ② 법규(FMVSS, WP.29) 만족 가능성, ③ 기계적 구현 가능성·복잡도, ④ HMC 요구사항 부합도의 네 가지 기준으로 평가했습니다. 각 기준은 3점 만점으로 평가하여 종합 점수를 산출했습니다. 특허 침해 위험이 낮을수록, 법규와 HMC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평가 결과, 일부 아이디어는 특허 침해 위험이 낮았지만 법규 요건(비상 탈출 구현)이 어려웠고, 일부는 기계적으로 단순하지만 완성차 고객사가 요구하는 신칭 기능을 포함하기 어려웠습니다. 여러 후보 중 '래치 홀드 메커니즘을 재구성하고 모터 구동 방향으로 잠금/해제를 분리하는 구조'가 네 가지 기준 모두에서 균형 있는 점수를 얻었습니다.
트리밍에서 얻은 중요한 통찰은 '구성요소를 줄이는 방향이 특허 회피에 유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쟁사 특허는 복잡한 다부품 구조를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단순한 구조를 찾을수록 특허 회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 통찰이 개념개발 단계에서 '최소 부품으로 필요 기능 달성'이라는 설계 철학으로 이어졌습니다.
3D CAD 설계와 구조 해석 — 1차 목업 검증
3D CAD 설계와 구조 해석 — 1차 목업 검증
선정된 #3-1-3 컨셉을 바탕으로 3D CAD 설계를 수행했습니다. 전동 액추에이터(모터+기어)와 폴의 연동 구조, 비상 해제 케이블 연결 방식, 신칭 어셈블리 구조, 하우징 레이아웃 등 전체 Assy 구조를 정의했습니다. 각 부품의 형상·치수·공차를 설계하고, 조립성과 제조 가능성도 검토했습니다.
기본 설계가 완료된 후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 컴퓨터 구조 해석)를 수행했습니다. 도어 충돌 하중 조건에서 래치 유지력, 폴과 래치 맞물림 응력, 비상 해제 레버 강도 등을 해석했습니다. 취약 부위를 보강하고 불필요한 부위를 최적화하는 설계 변경도 진행됐습니다. 모델링 리뷰를 거쳐 1차 CNC 가공 목업을 제작하고 액추에이터 작동 확인, 폴-래치 맞물림, 비상 해제 기능 동작 여부를 검증했습니다.
Design Review 7회 — 반복 검증으로 완성도를 높이다
Phase II 진입 — Phase I 결과 검토와 개선 방향 설정
Phase I 기본 설계에서 확정된 컨셉과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Phase II 상세 설계를 진행했습니다. Phase II의 목표는 ① 기본 설계 완성도 향상, ② 상세 치수 및 공차 확정, ③ 소재·공법 특정, ④ 제조 용이성 최적화, ⑤ 법규 시뮬레이션 검증이었습니다. Phase I 목업 테스트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일부 동작 조건에서 폴이 래치를 완전히 구속하지 못하는 현상, 비상 해제 레버 작동력이 요건에 미달하는 문제—을 반드시 해결해야 했습니다.
Phase I에서 Phase II로 넘어가면서 가장 중요한 설계 변경은 래치 구속 구조의 개선이었습니다. 기본 설계에서는 단순 형상의 폴 후크로 래치를 구속했는데, 충격 하중 조건에서 폴이 미끄러져 래치가 열리는 현상이 해석에서 예측됐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폴 후크 형상을 수정하고, 래치의 잠금 홈 형상도 함께 최적화하여 충격 하중에서도 자기 잠금(self-locking) 특성이 발휘되도록 했습니다.
Design Review 7회 — 단계별 검증과 수정의 반복
Phase II 상세 설계 과정에서 총 7회의 Design Review(설계 검토)를 수행했습니다. 각 Design Review는 이전 설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결정하는 이정표 역할을 했습니다. 1~2차는 기본 구조의 작동성과 법규 만족 가능성 검토, 3~4차는 소재·공법 확정과 제조 가능성 검토, 5~6차는 내구성과 신뢰성 시뮬레이션 검토, 7차는 최종 설계 완성도 종합 검토로 구성됐습니다.
내구성 검증도 중요한 Phase II 과제였습니다. E-래치는 차량 수명 동안 수만 회의 도어 개폐 사이클을 견뎌야 합니다. 반복 하중 조건에서 폴, 래치, 모터 기어 등 주요 부품의 피로 수명을 해석하고, 약점 부위를 보강했습니다. 특히 모터와 기어의 연결부, 폴과 래치의 맞닿는 면이 반복 마모에 취약할 수 있어 소재 경도와 표면 처리 방안을 상세히 검토했습니다.
독자 구조 확보 — 특허 출원과 미래 사업 기반 구축
2년간 3단계로 추진한 선행개발의 최종 성과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에 걸친 3단계 선행개발의 성과를 정리합니다. 기술정보 조사 단계에서는 세계 E-래치 시장의 기술 지형도와 법규 체계를 완성하고, M사·I사·K사 3사의 핵심 특허 16건 분석 결과와 회피 방향을 도출했습니다. TRIZ 트리밍으로 13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 중 최선의 컨셉을 선정했습니다.
Phase I에서는 기본 설계와 CAE 구조 해석, 1차 목업 제작 및 기능 검증을 완료했습니다. Phase II에서는 총 7회의 Design Review를 통해 설계 완성도를 높이고, 소재·공법을 확정하여 양산 가능한 수준의 상세 설계와 BOM(부품 명세서)을 완성했습니다. 전체 성과물로 3D 설계 파일(Part 및 Assembly 수준), CAE 구조 해석 보고서, 소재·공법이 확정된 BOM이 고객사에 이관됐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의의는 '특허 회피 설계'와 '성능 달성'을 동시에 이룬 것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E-래치 업체들이 수십 년간 축적한 특허 장벽을 분석하고, 그 장벽을 우회하면서도 고객의 요구 성능을 만족하는 독자적인 구조를 2년 안에 개발했습니다. 이는 TRIZ 방법론의 체계적 적용, 깊이 있는 특허 분석 역량, 그리고 기계 설계와 CAE 역량이 통합될 때 가능한 성과입니다.
특허 출원 — 독자 IP 확보와 미래 사업 기반 구축
Phase II 완료 후 고객사는 개발된 E-래치의 핵심 설계 구조에 대한 특허 출원을 진행했습니다. 특허 출원 대상은 독자적인 폴-래치 구동 메커니즘과 비상 해제 연동 구조였습니다. 이 특허를 통해 대동도어는 자체 IP를 확보하고, 경쟁사 특허 침해 리스크 없이 독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선행개발의 결과물은 단순히 하나의 제품 설계가 아닙니다. 기계식 래치 공급사에서 전자식 미래형 래치 개발 능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술 역량 구축의 시작입니다. 특히 완성차 업계가 E-래치를 양산 차량에 본격 채택할 때를 대비하여, 기술적으로 준비된 공급사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레퍼런스가 됐습니다.
알앤비디파트너스가 이 프로젝트에서 수행한 역할은 기술 컨설팅을 넘어선 공동 개발 파트너였습니다. 시장 조사와 법규 분석부터 시작하여, 특허 분석과 회피 전략 수립, TRIZ 기반 아이디어 발상, 3D 기본 설계와 CAE 해석, 그리고 반복적인 Design Review까지 R&D의 모든 단계를 함께 수행했습니다. 자동차 부품 산업의 엄격한 품질과 법규 기준 아래에서, 혁신적인 특허 회피 설계를 실현한 이 프로젝트는 알앤비디파트너스의 핵심 역량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